2026 · 04 · 08  —  교육

호기심을 살리는
어른의 역할 3가지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매일 비슷한 말을 했다.

오늘 뭐 배웠어. 밥은 다 먹었어.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대화가 아니라 점검이었다. 그걸 한참 뒤에 깨달았다.

세계 교육 연구기관 AVID가 오랫동안 연구한 게 있다. 아이들이 어떨 때 더 깊이 배우는지. 그 답이 생각보다 단순했다.

아이가 스스로 질문을 만들 때. 그때 배움이 진짜 시작된다.

그러려면 어른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아이보다 먼저.

첫 번째는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가 왜라고 물어올 때 우리는 보통 바로 답한다. 빠르게, 정확하게, 틀리지 않게. 그런데 그 순간 아이의 생각이 멈춘다.

한 번만 이렇게 해봐도 된다. 바로 답하기 전에 먼저 묻는 것.

너는 어떻게 생각해?

처음엔 아이가 멍하니 있을 수 있다. 그 침묵이 불편해서 어른이 먼저 채우고 싶어지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그 침묵 안에서 아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틀린 대답도 괜찮다고 반복해서 말해주는 것이다. AVID 연구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아이들은 틀릴까봐 질문을 멈춘다고.

틀리면 안 된다는 걸 언제 배웠을까. 누가 가르쳐준 건 아닌데. 어느 순간 아이들은 그걸 알게 된다. 그러니까 반대로 알려줘야 한다. 반복해서.

틀려도 괜찮아. 이상한 대답도 괜찮아. 똥이라고 해도 괜찮아.

틀릴 수 없는 질문. 그게 아이를 열어준다.

세 번째는 어른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어른은 알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특히 아이 앞에서. 모른다고 하면 뭔가 신뢰를 잃는 것 같은 기분.

그런데 AVID는 반대로 말한다. 어른이 모른다고 말할 때 아이는 오히려 더 안전하게 느낀다고. 나도 몰라도 된다는 걸 배우기 때문이다.

모르면 같이 찾아봐도 되고, 그냥 모르는 채로 상상해도 된다. 같이 모르는 게 더 좋은 대화가 된다.

세 가지 다 사실은 하나다. 정답을 내려놓는 것. 어른이 정답을 내려놓는 순간, 아이가 열린다.

큐리오는 매일 오후 3시에 질문을 보낸다. 정답이 없는 질문. 아이가 어떻게 대답해도 괜찮은 질문. 같이 웃으면 그날은 성공이다.

참고

AVID Open Access — Engage Students Through Inquiry Learning
AVID Open Access — Spark Curiosity and Ask Questions for Inquiry Lear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