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4. 21
아무도 안 한다고 해서
내가 하겠다고 했어
유치원에서 뮤지컬을 한다. 인어공주다. 무슨 역할이야 물었더니 문어마녀란다.
와 멋지다. 그런데 문어마녀역은 쉽지 않은데 네가 선택한 거야?
잠깐 멈췄다. 7살 아이가 할 수 있는 말인가.
문어마녀 대사가 무섭지 않냐고 물었다.
두 문장을 듣고 한참 생각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문어마녀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효능감 — 앨버트 반두라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아무도 안 하는 역할을 선택한다는 건 또래의 시선보다 자기 판단을 먼저 믿은 것이다. 이 믿음이 강한 아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내재적 동기 — 에드워드 데시
무섭지 않냐고 했을 때 노래하는 게 재밌어 라고 했다. 외부 평가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나오는 즐거움으로 선택한 것이다. 누가 시켜서도 칭찬받으려고도 아니다. 그냥 재밌으니까.
용기 — 브레네 브라운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다. 두렵지만 그래도 나서는 것이다. 아무도 안 하는 역할을 선택한다는 건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말해줬다.
너는 용기를 내서 하겠다고 했구나.
너의 용기가 정말 멋있어.
결과를 칭찬하지 않았다. 선택을 칭찬했다. 문어마녀를 잘 할 것 같다가 아니라 아무도 안 하는 걸 하겠다고 한 그 선택 자체를.
이 말을 7살이 했다.
한참 멍했다.
생각을 여는 단축키
자기효능감 — 선택을 믿어주는 말
결과가 아니라 선택 자체를 칭찬한다
네가 선택한 거야?
왜 그걸 골랐어?
그 선택 정말 멋있어
내재적 동기 — 즐거움을 확인하는 말
재밌어서 하는 마음을 살린다
어떤 부분이 제일 재밌어?
해보고 싶었어?
그 느낌 기억해둬
용기 — 나서는 순간을 칭찬하는 말
두렵지만 하겠다고 한 것을 알아준다
엄마도 못했을 것 같은데
용기를 냈구나
그 용기가 멋있어
참고
자기효능감 — Albert Bandura Self-Efficacy Theory
내재적 동기 — Edward Deci Self-Determination Theory
용기 — Brené Brown 취약성과 용기 연구